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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넘어 세계피리의 선율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공연과 전시, 대금 단일종목으로는 국내 유일한 경연대회, 공연장 좌석이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뤄 야외무대로 펼쳐졌던 공연, 메르스와 세월호 여파로 문화행사가 중단되는 가운데에도 유일하게 열렸던 축제 등. 올해로 8년째를 맞이한 경주세계피리축제는 그동안 이채로운 기록으로 주목받아 왔다. 2002년 (사)신라만파식적보존회를 창립하고 2011년부터 축제를 주최해 온 문동옥 이사장을 만나 세계피리축제 개최지가 경주여야만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 편집자


중국에서 세계피리축제를 준비해서 섭외하러 왔다. 한번은 중국, 한번은 한국 순으로 진행하자는 건데 피리역사에서 볼 때 중국의 피리 ‘디즈’는 8천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연대로 따진다면 1400년의 역사를 가진 만파식적은 역부족이다.
그러나 만파식적은 음악을 위한 악기로 형성된 디즈와는 달리 호국정신이 깃든 기록을 지닌 ‘평화의 상징’으로서 비교할 수 없는 정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세계피리축제는 세계명인을 통해 국제적으로 우수한 우리 문화인 ‘만파식적’을 알리고 공연을 통해 한국의 전통악기 대금과 우리 음악을 알리는 효과가 있다.
세계피리축제를 경주에서 개최해야 하는 이유는 포도원산지에서 포도주 축제를 하고 커피원산지에서 커피축제를 여는 것과 같다. 피리축제가 지방 경주에서 개최된다고 해서 단순한 지역축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음악기관인 ‘음성서’와 신라 삼현(三絃:거문고, 가야금, 향비파)과 삼죽(三竹:대금, 중금, 소금)의 고장인 경주가 세계피리의 중심지가 돼야 하며, 반드시 한국하고도 경주가 찬란한 문화의 맥을 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신라 삼죽을 재현하는 작업과 삼현삼죽 미니어처, 분절대금 개발 등 문화상품화하는 활동과 함께 평생 모아온 악기들과 지식자산을 전시할 수 있는 박물관 등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