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들의 소리를 들어주는 관세음보살
10. 도천수대비가(禱千手大悲歌)
손동훈 기자 기자 / 2013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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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 역시 경덕왕 때의 일이다. 서라벌의 한기리(漢岐里)에 사는 희명(希明)이라는 여자의 아이가 난 지 5년 만에 갑자기 눈이 멀었다. 희명은 이 아이를 안고 분황사(芬皇寺) 좌전(左殿) 북쪽 벽에 그려진 천수관음(千手觀音) 앞에 나가서 아이에게 노래를 지어 빌게 했더니 멀었던 눈이 드디어 떠졌다. 그 노래는 이러하다.


무릎을 고이며 두 손바닥을 모아 천수관음 앞에 빌어 사뢰옵니다

즈믄(천) 손의 즈믄(천개의) 눈을 하나를 놓고 하나를 덜어

둘 없는 (감은, 먼) 내라 하나야 가만히 고쳐주소서

아으, 내게 주신다면 놓으시되 쓸 자비야 (얼마나) 클꼬


膝肹古召 二尸掌音毛乎支內良

千手觀音叱前良中 祈以支白屋尸置內乎多

千隱手叱千隱目. 一等下叱放一等.除惡支

二于萬隱吾羅 等沙隱賜以古只內乎叱等邪

阿邪也吾良遺知支賜尸等焉 放冬矣用屋尸慈悲也根古














   
▲ 불국사 관음전의 천수관음도. 1970년대 새로 조성됐지만 당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노래는 그 제목처럼 대자대비한 천수관음보살에게 눈이 낫기를 기도하는 기원가이다. 인간은 어려운 현실에 처했을 때 절대자에게 기원을 하며 그 상황을 타개하려고 하는데 그 대상이 초기에는 자연현상 등 자연신이었으나, 신라에서 불교가 전래된 이후에는 부처님이나 보살들이 그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향가에는 이런 불교신앙을 반영한 것이 많은데 통일기를 전후해서는 아미타부처님을 믿고 현세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면 아미타부처님이 있는 서방정토의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아미타신앙과 미륵보살을 신앙하며 부지런히 덕을 닦고 노력하면 도솔천에 태어나거나 말세에 미륵이 성불할 때 구원받을 것을 믿는 미륵신앙이 유행했다. 아미타신앙을 반영한 것이 풍요와 원왕생가와 제망매가이며, 미륵신앙을 반영한 것이 도솔가와 충담사의 향가다.


그러나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이 급한 상황에서 더 많이 찾았던 대상은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나 모든 병을 고쳐준다는 약사여래불(藥師如來佛)이다.


이중 관세음이란 말 그대로 구원을 요청하는 중생의 소리를 듣고 그 형편에 따른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 대자대비한 자비를 베푸는 관세음보살은 일반 백성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 천개의 손에 있는 천개의 눈으로 백성들의 어려움을 빠지지 않고 보살펴 주는 천수관음보살의 모습으로 많이 표현된다.


아이의 실명이라는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희명에게 1000개의 손과 눈을 가지고 모든 어려움을 풀어준다는 천수관음보살은 간절한 기도의 대상이 되기에 너무나 적절한 기도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도천수대비가는 전형적인 10구체 향가인데, 명령이나 강제의 요소에 의존하는 주술가(呪術歌)와는 달리 종교적 신심으로 자신이 구제되기를 기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교적 서정시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분황사 보광전의 약사여래불. 경덕왕때 조성된 불상은 소실되고 조선 후기 분황사가 중창되면서 다시 조성했다. 중생의 모든 질병을 고쳐준다는 약사여래불 역시 널리 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경북문화재자료 제319호.

이 향가의 현장은 당연히 분황사지만 지금 이곳에서 솔거가 그렸다는 당시 관세음보살상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경덕왕 14년(775년) 만들었다는 약사여래불상 등 당시 조성된 불상들과 건축된 모든 건물은 몽고의 침략과 임진왜란 때 소실돼 모전석탑 등 석재유물만 일부 남아있으며 지금 건물과 불상들은 조선 후기에 새로 중창된 것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손동훈 기자 기자 / 2013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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