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백운규 산업통산부 장관이 경주를 방문해 지역 유관단체장과 동경주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 서라벌신문

백운규 산업통산부 장관이 지난 12일 취임 후 처음으로 경주를 방문하고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지역 최대 현안인 고준위 폐기물 경주 반출 건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백 장관이 탈원전에 대한 입장을 밝히자 한수원 노조가 즉각
항의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가 이어졌다.
백 장관은 월성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이 사용 후 핵연료 경주반출 요구 건에
대해서 “이 문제도 해결 안 된 상태에서 또다시 신규원전을 계속해서 짓고
노후화된 원전을 다시 수명 연장하는것은 10만년의 숙제를 후손들에게 전
가하는 것이다”고 즉답을 유보한 채 우회적으로 탈원전 정책의 필요성을 역
설했다.
특히 백 장관은 “월성원전의 경우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이 2020년이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추가시설을 건설해야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더욱이 원전의 사회·환경·위험비용을 모두 포함하면 그렇게 싼 발전원이
아니다”라며 “더 친환경적이고 값싼 발전원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것이 정부가
가야할 방향이고 그 쪽으로 못가면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월성원자력본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주민과의 대화에는 최양식 경주
시장과 김석기 국회의원, 이관섭 한수원 사장, 시·도의원, 한수원 관계자와
감포, 양남, 양북면 발전협의회장, 이장협의회장 등 23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주민들은 △월성원전 내쌓여있는 사용후 핵연료 반출 이행촉구,
△사용후 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추가 건설 반대, △방폐물 반입수수료 80
억원에서 25억원 감소에 따른 단가 상향 조정,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주민
의견 반영, △국제원자력안전연구단지 경주유치, △월성원전 구 우회도로의
자전거도로 사용 협조, △유치지역위원회 및 유치지역지원실무위원회 현실
맞게 개편요구, △월성1호기 당초 계획대로 가동, 조기폐쇄 시 경제적 보상,
△경주시 에너지혁신도시 지정 등 13가지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하지만 백 장관은 주민들의 건의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 없이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해 지역민들을 실망시켰다.

한수원 노조,
“원전 부정적으로 보지 말라” 요구

이날 한수원 노조는 백 장관과 만나 원전을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백 장관은 이날 월성원전에서 윤원석 한수원 노조 수석부위원장과 남건호
기획처장 등 한수원 노조 집행부를 만나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등 원전
현안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정부는 언제나 열려 있으니 이제는 산업부 회의실을 찾아와 이야기하면 된
다”며 “이제는 집회 같은 것은 더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수원 노조는 백 장관의 방문에 맞춰 월성원전 본부 정문에서 신고리 5·6
호기 건설 중단반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노조 관계자는 이날 “우리가 김정은도 아닌데 항상 악의 축으로, 원자력은
마피아로, 너희는 악이라고 표현하다보니 직원들 사기가 떨어졌다. 그것도
한번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산업통상부는 “국민들 사이에서 탈 원전 정책에 대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오는 11월쯤 탈원전·탈석탄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환 정책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지역 주민들과의 간담회에는 취재기자들의 참석이 거부돼 불통
간담회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