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 시 진 계림문화재연구원장,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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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황사는 선덕여왕3년(634)에 창건 이래 1,4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법등이 이어지고 있는 고찰(古刹)이다. 창건 당시의 가람배치와 규모는 전혀 알 수 없고, 경내에는 모전석탑(模塼石塔)과 불전인 보광전(普光殿)이 서향하고 있다. 석탑과 보광전 사이에는 8각우물돌을 얻은 우물만이 남아있고, 담장 밖 남쪽에 당간지주가 있는 작은 규모의 초라한 사찰로 유지되고 있다.
가람배치에 대해서도 1탑식가람(一塔式伽藍), 좌전우탑식(左殿右塔式)가람, 탑원(塔院)과 금당원(金堂院)으로 구성된 양원식(兩院式)가람 등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3층 모전석탑 역시 7층 설과 9층 설로 원형을 알 수 없다.
근년에 들어서 분황사에 대한 발굴조사는 1975년 동국대학교에서 보광전 주변으로 발굴조사하여 현 보광전 자리에 정면 3칸, 측면 3칸의 서향한 건물지를 확인한 바 있고, 1987년 사역 북편 우물 속에 있던 석불을 수습조사한 바도 있다. 그리고 1989년 문화재청에서 분황사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경주시에서 국립문화재연구소 경주고적발굴조사단에 발굴조사를 의뢰하여 1990년부터 2003년까지 7차 조사를 하였다. 이 기간 중 1993년과 1996년부터 1999년까지 4년간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서 발굴조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는 8차 조사까지 20여년에 걸쳐서 분황사 발굴조사를 완료하였다.
조사결과 창건 가람은 “品”자형 1탑3금당 배치이며, 금당은 창건 이후 최소 3차례 이상 변화하였으며, 현 보광전은 3차 중건 금당이다. 고구려의 “품”자형 가람배치는 탑을 가운데 두고 동, 서, 북쪽의 3금당이 모두 탑을 바라보고 있는 반면에, 분황사 “품”자형 가람배치는 탑을 남쪽에 두고 동, 서, 북쪽의 3금당이 모두 남향하고 있는 것이 고구려식 “품”자형 가람배치와 다른 점이다. 필자는 이를 두고 신라식 “품”자형 가람배치라고 이름 부쳤다.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의 선진문화를 받아들여서 이를 신라화 한 것이 신라문화의 특징이라고 생각된다.
분황사는 창건 이후 여러 차례 중건이 이루어지는데, 1차 중건은 “품”자형 1탑 3금당가람을 탑은 그대로 두고 동, 서 금당을 중금당으로 통합하여 남북 일직선상의 1탑 1금당 가람으로 변화하면서 평면도 커진다. 이것은 경덕왕 14년(755)에 새로 주성한 약사동상을 봉안하기 위함이 안인가도 생각된다. 2차 중건은 13세기 전반에 1차 중건 금당이 전란 등으로 소멸되고 법등이 끊어진 상태에서 신심 있는 스님이 석탑을 곁에 두고 작음 법당을 지어서 불법을 지켜온 것으로 생각된다. 이땐 가람배치라는 개념 없이 현 보광전 위치에 서향으로 당시 경제사정에 맞추어서 1차 중건 금당 면적의 4.5배로 줄어서 정면 3칸, 측면 3칸의 작은 규모로 금당을 지은 것으로 추측된다.
3차 중건 금당은 현 분황사의 불전인 보광전으로, 1998년 보광전 해체수리 시 발견된 상량문에 의하면, 보광전은 광해군 원년(1609)에 중건하였으며, 70여년이 지난 숙종6년(1680)에 다시 중건하였음을 기록하고 있다.

↑↑ 분황사‘ 品’자형 창건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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